"다문화가정 지원정책이 활발해지고 광범위해져 우리가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이런 혜택들을 받은 만큼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작지만 더욱 커져갈 사랑과 온정을 치킨에 담아 배달하고 있습니다"
안동시 송현동 40평 남짓한 공간에서 치킨호프를 운영하고 있는 문병상(송현동 호암리 42), 쩡메이레옌(鄭美蓮, 정미련, 28, 중국 길림성) 부부. 자신들이 펼치고 있는 온정의 손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부부는 지난 2006년 2월에 결혼했다. 중국에서 이어폰공장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문 씨의 자형소개로 만났다. 문 씨는 부인 정 씨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 문 씨는 정 씨를 만나기 꺼렸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이라고.
이 부부는 요즘 오후 3시만 되면 바쁘다. 매월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나 다문화가정에 무료로 지급한 15장의 치킨교환쿠폰이 되돌아오고 배달주문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정성스럽게 치킨을 구워 쿠폰을 들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건네고 이야기도 나눈다.
이렇듯 이 부부가 남을 돕게 된 배경은 문 씨가 20대 초반 포항제철에 근무하며 4년 동안 1:1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문 씨가 직장을 그만두면서 그 일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고 안동으로 돌아온 문 씨는 친구에게 뜻밖의 제의를 듣는다.
그 친구는 문 씨에게 "예전에 하던 좋은 일을 다시 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왔고 문 씨는 그 일을 계기로 다시 남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그때가 지난 2009년.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던 문 씨는 지역의 몇몇 동종업체와 함께하기를 권유했지만 지금은 혼자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3년간 매월 장애인복지시설 파랑새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 공짜치킨을 배달한다.
한 달에 가게월세 40만원을 내고 세 아이와 어머니까지 여섯 식구가 함께 사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문 씨는 "한 시간 일찍 나오고 한 시간 늦게 들어가죠. 그리고 가족이 쓰는 돈을 조금만 줄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문 씨와 그의 부인 정 씨는 자신들이 다문화가정인 만큼 지난해 7월 14가구 정도가 참여하는 '다문화우정회'를 꾸렸다. 이들은 모두 당북동농협 다문화여성대학에서 만났다. 지금은 한 달에 만원씩 회비를 걷어 불우이웃도 돕고 모임비용으로도 사용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참여가구수를 20가구 정도로 늘일 계획이다.
문 씨 부부가 생각하고 있는 현재 다문화가정의 실태는 이랬다. 먼 타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외톨이'가 된다는 마음인데, 일부 다문화가정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시부모의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씨는 "시부모가 다문화가정속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숨기려고만 합니다. 여러 기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다문화교육프로그램이 있지만, 대부분 시부모가 허락을 하지 않아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가정은 고립되고 결혼이주여성은 외톨이가 되는데요. 결국 좋지 않은 결과에 이르는 것을 자주 봐 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부모와 결혼이주여성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남편뿐입니다. 그리고 형제자매가 있는 집안에서 서열을 정해주는 역할도 남편이 해주어야 하고 한국문화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 주는 것도 남편의 역할인데요. 그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뒷받침돼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정 씨는 "남편도 잘 만났지만, 시부모도 너무 잘 만났습니다. 결국 결혼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에 시집와 정말 많은 교육을 다녔습니다. 그런 저를 적극적으로 밀어준 분이 시어머닙니다"라며 "매일 화장하고 집에서 나가니까 그걸 본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당연히 시어머니 귀에도 들렸을 것인데요. 몇 년 뒤 시어머니가 저에게 마을 사람들이 이렇쿵 저렇쿵 하더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 문 씨는 한마디를 더 건넸다. 그는 "다문화가정 교육전문가는 최소한 한국에 결혼이주하는 빈도가 높은 7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활 등 다방면에 정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도 많은 성이 있고, 베트남의 경우에도 남부와 북부가 있는데요. 북부에서 결혼이주한 여성에게 남부의 문화를 이야기하면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문 씨는 '다문화우정회'를 통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계획한다고 말했다. 토지를 임대받아 주말농장을 운영해 생산되는 농산물을 불우한 이웃과 나누고 고아원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봉사할 것이라며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기 보다 지켜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계획을 세워 내실 있게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씨는 산골에 찾아가 독거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봉사활동도 생각하고 있다며 다문화가정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상한 시선'을 '당연한 시선'으로 돌려놓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