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시 전화번호부 제작업체 신종 보이스피싱 연상시켜··· 무분별한 텔레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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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에 따라 전화번호부 제작이 자율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사설 전화번호부 제작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이는 곧 마구잡이식 영업을 불러왔고 그 피해는 영세 상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도마 위에 오른 안동의 모 전화번호부 제작업체는 올 2월 처음으로 수많은 광고들을 게재해 전화번호부 책자를 발행했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기존 전화상으로 약속했던 광고료와는 달리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이 자동이체를 통해 인출돼 나간 것은 물론, 계약 당시부터 광고가 나갈 줄 알았지만 매달 광고료만 통장에서 빠져나갔을 뿐, 광고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화번호부 상에 게재된 몇몇 광고 등록업체에 확인한 결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다양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L씨는 "48만원으로 계약했던 광고료가 불규칙적으로 160만원이나 인출됐다"라며 "전화번호부 측에 전화를 걸어 따졌지만 당초 계약조건이었다며 거부했고 전화통화 내용이 모두 녹취돼 있으니 지점으로 찾아와 확인하라고 오히려 당당함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옷가게를 하는 M씨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20만원짜리 전화번호부 광고를 내기로 했지만 80만원이 계좌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하자 업무착오라며 환불조치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했다.
대표적인 이 두 경우를 놓고보면 전화번호부 제작업체는 애초 계약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인출한 뒤 해당 광고주가 강력히 항의해 오면 업무착오라는 빌미로 돈을 환불하겠다고 하며, 특별한 항의가 없으면 모르는 척 넘어가 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밖에도 전화번호부에 광고를 게재한 다수의 업체에 확인한 결과 계약조건과 다르게 돈을 지불한 사례는 부지기수였고, 이에 앞서 광고를 수락한 업체가 자신들의 광고가 어떤식으로 게재될 것인지를 확인하는 최종 광고시안이라는 것 또한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사실여부를 전화번호부 제작업체에 문의했지만 "할 말이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화번호부 제작업체가 사용하는 영업방식은 흔히 TM(텔레마케팅)이라고 일컫는 통신판매업으로 보통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게 통화내용 녹취의사를 묻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업방식은 갑과 을간의 법적효력을 발생시키는 계약서에 자필서명이 없어도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 또 의사가 명확한 녹취는 법적효력을 갖는다.
하지만 이 전화번호부 업체는 이러한 점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특히 KT와 비슷한 상호를 사용해 신뢰를 증폭시키는 한편, 상대방에게 의사를 묻지도 않은 무분별한 녹취는 계약조건에 대해 뒤늦게 항의해 오는 광고주들에게 혼란을 줄 목적으로 사용할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실제 피해자 대부분이 KT?나 ??114라는 이름만 듣고 KT의 자회사로 착각해 덜컥 계약을 맺어 피해를 보는 경우였으며, 특히 바쁜 업무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계속해 광고를 종용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소비자보호원은 "통신판매 특성상 대부분 전화통화로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만약 전화상으로 거래가 되더라도 반드시 추후에 상호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라며 "소비자들 스스로 전화통화 내용이나 통장자동이체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와 같은 특정업체의 TM영업행태도 문제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오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 판매전화도 적잖은 귀찮음을 준다. 특히 보험, 카드, 대출 등의 판매전화가 걸려오면 한번쯤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걸어 왔을까?"란 의문을 가진다. 이는 개인정보가 한국에서 만큼은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傍證)한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를 사용할 때에는 개인이 꼼꼼히 살펴 불필요한 인터넷 매체 회원가입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언제 어디에 어떻게 나의 정보를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는 불법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