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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에 메아리친 분노의 함성
  • 편집국
  • 등록 2010-05-29 12: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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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것은 거칠은 벌판을 달려가며 토하는 분노요, 울분이자 통곡과도 같은 것이었다”
 
지난 27일 '천안함 전사자 추모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모처럼 파란 잔디아래 휘날리는 태극기와 애국시민들이 토해내는 '나라사랑 구국의 함성'이 불어오는 5월의 산들바람을 타고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날 시민들이 토(吐)한 함성은 미리 본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한 기쁨의 함성이나 환희의 울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칠은 벌판을 달려가며 토하는 분노요, 울분이자 통곡과도 같은 것이었다.

서울광장을 꽉꽉 들어찬 애국보수시민들은 모두가 하나된 마음에 행동 또한 하나로 통일되어 갔다. 잔디밭을 꽉 메우고도 프라자호텔 앞, 지하철 4번 출구에서 프레스센터로 이어지는 도로에도 초로의 노(老)신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북한 김정일을 규탄하고 '친북종북세력 척결'을 주장하는 현수막과 수천개의 피켓이 물결을 이루고 '5월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한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 '북한을 두둔하는 내부의 적부터 척결하자' '강력한 응징만이 천안함 46용사의 원혼을 달랜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이 날 국민대회의 성격과 분위기를 여실히 입증해 주고 있었다.

"천안함 침몰 주범 김정일을 몽둥이로 때려잡자"는 구호나 "친북(親北) 종북(從北) 세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자"나 "그렇게 북한이 좋고 감싸고 두둔하려면 북으로 가라"는 구호와 외침이 무시로 쏟아졌다. 그것은 타오르는 활화산과 같은 용암 분출이었고, 시뻘겋게 쇳물을 녹이는 용광로요, 고로였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60년 전 그 날의 처절했던 전투장면을 담은 6·25 영상물이 상영되자 역전의 6·25참전 노병들의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이 날 대회가 열린 서울 광장에는 70, 80을 바라보는 6·25참전 국가유공자와 멀리 제주도와 부산,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재향군인회원과 재향경우회, 참전 친목단체 회원 등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추모사와 규탄사가 이어지고 구호가 외쳐질 때면 태극 물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곤 했다. 동족의 가슴에 날 시퍼런 비수를 들이대고, 우리 영해를 침범해 군함을 두동강 내고 46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을 숨지게 한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한 김정일과 그들을 비호 두둔하고 감싸기에 급급한 이 땅의 돼먹지 못한 친북 종북 모리배(謀利輩)들에게 서릿발같은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 날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출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지하철 역사에도 단체별로 이동하는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단체를 상징하는 조끼를 받쳐입거나 어깨띠를 두른 할아버지, 할머니, 이마에 머리띠를 두르거나 햇볕을 피하고자 밀짚모자를 눌러쓴 중년인, 젊은 엄마에 이르기까지 3만여 함성은 그들만의 함성이 아니었다.

그것은 침몰한 772호 천안함 그 자체로서 만의 사태를 뜻하는 게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의 현 주소를 그대로 알려주고 절대 다수 국민의 의지를 대변해 주는 외침이요, 의지의 표출이었다.

대회가 한참 진행 중에 한 방송사 카메라가 청년과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와 오늘 이 행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청년은 이렇게 답변했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어떻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면서 "북한도 우리 동포고, 우리의 반쪽인데 이렇게 야단을 떨면서 북한을 압박하면 결국 전쟁을 부추기는 일도 된다고 보는데요....."하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방송사 기자에게 따져 물었다. "어떻게 어디서 데려온 X을 인터뷰라고 하고 있느냐. 지금 그것도 질문이라고 하느냐" 작은 말싸움이 이어지면서 기자들이 멋쩍게 물러섰다.

그 날 한 낮의 따가운 태양이 내리쬐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서울광장에 울려 퍼진 추상같은 외침, 홍수를 이루던 태극기의 물결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주인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호'를 지키고 이끌어 가야 할 것인가를 분명한 잣대로 알려 주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위대한 우리나라 대한민국으로서 말이다.

http://konas.net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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