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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와 부산항 재도약의 길
  • 이정영 기자
  • 등록 2007-06-13 18: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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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은 '생존하는 종은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다'고 말하며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4월 2일 한미 FTA의 체결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다.

1876년 개항 당시 작은 포구로 출발한 부산항이 1970~1980년대 화물 운송만을 담당하는 전통적 항만에서 세계 5위 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1974년 자성대부두를 건설하는 등 컨테이너시대의 도래라는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예견했던 선배들의 선견지명과 우리경제의 성장, 고베 지진으로 인한 환적화물 증가 등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부산항은 그 어느 때보다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FTA 발효 후 부산항 물동량 95만TEU 증가 전망

한미FTA 체결은 부산항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전문가들은 항만·물류 분야의 경우 수출입 물량의 대폭 증가에 따른 상당한 수혜를 전망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는 FTA 발효 후 2015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95만TEU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부산항은 적어도 64만TEU 이상의 화물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게다가 동아시아지역에서 미국과 첫 FTA를 체결한 선점효과가 매력요인으로 작용, 중국이나 일본 기업들의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입주수요가 쇄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한·EU FTA까지 체결된다면 부산항 항만배후단지가 갖는 가치는 상상하는 것 이상일 수 있다.

이는 중국의 대대적 항만개발과 국내 타 항만들의 선전 등 국내외 경쟁 심화 속에 불거진 부산항의 동북아 허브항만 달성에 대한 비관론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호재이면서 부산항이 물동량이라는 양적 성장의 개념을 넘어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찾아온 기회를 100% 활용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냉철하게 성찰하고 힘 있게 실천하는 것이다.

배후수송체계 갖추고 하역장비 현대화 지원

우선 한미 FTA의 체결로 부산항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이 물량을 신속·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신항을 조기에 활성화하기 위해 배후도로 및 배후철도 등 배후수송체계를 갖추는 한편, 현재 추진 중인 신항·북항 동시 기항 선박에 대한 항비면제 등 신항과 북항의 연계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차질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부산항 전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역장비 현대화 지원, 환적화물 거점화 유도가 가능한 선사의 유치 및 틈새시장 공략, 적극적 포트세일즈 실시, 환적화물 인센티브 확대적용 등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시작되는 북항 일반부두의 재개발로 물동량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체부두의 제공 등 감천항을 포함하여 북항의 기능을 재정비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중요하다.

또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기업들의 신항 배후단지 입주수요 러시에 대비, 계획된 배후단지 203만평을 차질 없이 조성·공급하고 단순 집배송을 넘어 포장 및 조립 등 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 및 대미 수출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국적물류기업을 집중 유치,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육성하고 신항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과의 시너지효과를 통하여 동북아물류·비즈니스 중심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한미FTA 체결 효과 극대화 정책 지속 추진해야

이처럼 한미 FTA 체결이 부산항 미칠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과거 부산 시민들은 항만을 드나드는 트레일러가 초래하는 교통체증, 보안울타리로 인한 도심과 바다의 단절 등 각종 불편을 묵묵히 참아왔고, 그렇기에 부산항이 세계 5위 항만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여기에 한미 FTA 체결과 시민 주도의 새 시대에 걸맞은 인식 전환이 더해져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담보되어야 비로소 부산항의 재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4월 5일부터 개정 항만공사법이 시행됨에 따라 항만관리 주체가 부산항만공사로 일원화되었다. 한미 FTA시대, 항만 이용자와 시민들의 서비스 수요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시장의 개방과 확대는 경쟁의 격화될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책임 있는 자세, 보다 기민한 서비스 등 부산항만공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부산항의 항만·물류산업 번영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기도 하다. 부산항 운영주체 간 긴밀한 교류와 협력도 절실하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1월부터 노사정 합의 하에 부산항 노무인력의 상용화(부두운영회사 직접 고용)체제를 도입되면서 노사 협력을 통한 항만 발전의 기반이 마련됐다.

'균형과 조화, 그리고 협력'이라는 대전제로 한미 FTA 체결의 효과를 극대화해나간다면 부산항이 동북아의 허브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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