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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페스탈로치를 소개합니다
  • 이정영 기자
  • 등록 2007-05-15 1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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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전현직 교사 18명 ‘으뜸 교사’ 선정
 
선생님이 난로에 따뜻하게 덥혀 주시던 양은도식락은 세월과 함께 뒤켠으로 물러났어도 사랑은 나누던 선생님의 온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스승의 길을 직업이 아니라 소명으로 여기는 선생님,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삶을 나눠주는 선생님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5일 26번째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시대의 사표(師表)가 될 만한 18명의 전현직 교사 18명에게 '제 1회 으뜸 교사상'을 수여한다.

평범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 세계적인 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 르네상스상을 타도록 키워낸 강기룡 일산은행초등학교 교사(46세, 교사경력 20년), 10여년 전 석달치 봉급을 털어 컴퓨터를 마련해 1000여편의 동영상 수업자료를 만든 이임구 인천예일고등학교 교사(43세, 경력 16년), "우리 아이가 이 엄마보다 하루 일찍 죽기를 바라는 것이 마직막 소원"이라고 호소하는 학부모들에게 자립의 희망을 키워주는 김상선 대구보명학교 교사(44세, 경력 20년) 등 모두 교육 현장에서 소명을 다하는 이들이다.

특히 류해수 태화중학교 교사(45세, 경력 21년)는 갑갑한 농촌에서 탈출하기 위해 뱀을 잡아 가출한 중학교 아이들을 산골짜기를 헤매 찾아낸 이후 새벽부터 학생들을 모아 가르치는 우리 시대의 페스탈로치다. 류 교사가 과외할 수 없는 시골학생들을 위해 인터넷에 개설한 '류해수의 중학수학' 사이트는 한해 접속회수 10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또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기도 어려운 평창 농촌 벽지 계촌중학교 학생들의 수학성적이 80~90점대 높은 점수를 받는 배경에는 잠을 쪼개 전학년, 수준별 학습지를 만들어 제공하는 이용수 선생님(56세, 경력 29년)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으뜸교사를 소개한 '사랑한다 얘들아! 고마워요 선생님'을 보면 심사를 맡은 김재복 전 경인교대초장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생에 대한 사랑,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에 감복하면서 훌륭한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았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제1회 으뜸교사상을 받은 교사는 강기룡, 이임구, 김상선, 류해수, 이용수 교사 이외에 △우제환 대전전민고등학교 △강해정 심원초등학교 △이혜숙 창평중학교 △제준모 부산공업고등학교 △박은수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 △이혁선 웅산초등학교 △김혜숙 농암초등학교청화분교장 △배록현 광주운암초등학교 △황영란 금산초등학교 △이숙희 전 광주초등학교 △최진성 전 인천연성초등학교 △이종원 전 대구과학고등학교 △임좌빈 전 수촌초등학교 등이다.

26번째 스승에 날에는 으뜸 교사상 이외에도 교육에 헌신하며 수업과 학교운영 혁신에 앞장서 온 모범교원 7310명이 훈장 등 정부포상을 받는다.
 
작은 재능을 찾아 세계를 놀라게 한 강기룡 선생님

“전등이 꺼질 날이 없는 선생님” 강기룡 선생님(44세, 경력 20년)을 가리키는 말이다. 퇴근시간후에도 교실 한 켠에서 늘 새롭고 재미있는 학습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칠 교과 수업과 방과 후 창의성 수업 지도를 위해 교재연구와 사전 실습을 해봐야 마음이 놓인 성격인지라 퇴근이 늦는 날이 많다. 휴일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은 휴일인데 좀 쉬지 또 나왔어요?”라는 당직선생님의 말에 “휴일이야말로 학생들 특기지도에 최고 좋은 날입니다”라고 했다.

강 선생님은 학생들의 예능교육과 발명교육, 창의성 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헌신해왔다. 학생들의 예능교육, 특히 우리 나라 전통 예술인 서예교육을 밤낮없이 지도해 온 것은 16년을 헤아린다. 새내기 교사 시절 수업이 끝나면 책상과 의자를 모두 한쪽으로 밀어 놓고 학생들을 기초 획순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 후 글자 지도를 하게 되면 부모님들은 모두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듯 "이것 네가 쓴 것이 맞니?’"고 묻기 일쑤였다. 한 번은 같은 반 학생들을 지도하여 시 대회에서 금상, 은상, 동상을 휩쓸었다. 그 학생들의 학부모는 전근가신 강 선생님 댁에서 더 배우라고 방학 때 하숙을 해 가며 아이를 보내기도 했다.

평범한 아이들이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르네상스상을 받기까지

강 선생님은 창의성을 북돋으는 수업방법이 학생들의 학습 속도와 흥미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창의성 교육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창의성 교육은 자연스럽게 과학 발명교육에 대한 헌신으로 이어졌다. “ 지적재산권 확보의 선점 여부가 우리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창의성 교육과 발명교육에 매진했다. 토요일, 일요일, 방학도 모두 반납하고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며 탐구하고 지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주변 학교와 학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국 발명대회에서 수 년 동안 연거푸 큰 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세계 청소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강기룡 선생님이 지도한 학생들이 우리나라 최초로 르네상스상(특별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2005년 미국 테네시주 테네시대학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는 세계 850개 초·중·고·대학 팀이 참가했다. 르네상스상은 엄격한 심사규정에 의해 창조성·예술성·기술 표현력 등이 함께 뛰어나고 심사위원 모두가 합의해야 주어지는 것으로 지난 2년간 수상팀을 내지 못한 매우 귀한 상이다.

강 선생님이 지도한 학생들은 다리 구조물 디자인 분야에 참가, 무게를 견뎌 내는 힘이 뛰어난 미국의 브룩클린 다리를 탐구·표현해 이 상을 받았다. 이러한 영광은 우연히 주어진 행운이 아니었다.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재능을 찾아 격려하고 지도했다. 낮과 밤, 토요일, 일요일, 방학, 잠시라도 쉬는 날이 없었다.
 

선생님보다 학생들이 먼저 지쳐 쓰러질 때 그들을 달래고 용기를 북돋았다. 교실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며 학생들의 밥을 손수 지어 먹이며 지도했다. 국내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강 선생님은“얘들아 절대 아프면 안돼, 너희들의 무대는 이 곳이 아니라 저 넓은 세계야”라고 의지를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교실에서 밥을 지어 먹으며, "너희들의 무대는 저 넓은 세계야"

세계 청소년 창의력 올림피아드의 주제는 다리 구조물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공연과 함께 측정하는 것이었다. 학생들과 함께 전세계 다리를 모두 조사하고 탐구했다. 다리분야 전문 교수님도 초청하여 지도도 받았다. 학생들은 발사나무와 접착제 그리고 낚싯줄 외에는 그 어떤 재료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아치 모양의 상판과 교각에서 다리상판에 낚싯줄을 묶는 방법으로 다리 구조물을 완성시켰다.

대회에서 너무나 오랫 동안 연습하고 탐구한 탓인지 학생들은 느긋했지만 지도교사인 강 선생님은 오히려 떨고 있었다. 예술성 테스트인 공연을 마치고 드디어 다리구조물 측정! 구조물측정이 끝나자 심사위원들이 “Good! Very good! Excellent! Wonderful”이라는 메시지가 담기 쪽지를 전했다. 당시 참가한 팀 중에서 다리 구조물을 가장 예술적이면서 견고하고 창의적으로 만든 점을 높이 평가해 최우수작으로 선정한 것이었다. 지금 그 작품은 대회 본부인 미국 테네시대학교에 영구 보존되어 한국 학생들의 창의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강 선생님은“학생들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고민하며 열정으로 가르치면 그 누구보다 제가 행복합니다. 그래서 교직은 저의 천직인가 봅니다.”라고 말한다.“ 밤낮을 쉬지 않고 학생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강 선생님은 오늘도 미래의 세계를 누릴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보며 작은 재능의 씨앗을 찾아 키우고 있다.
 

학생이 필요한 자료는 이임구 선생님이 만든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인천예일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이임구 선생님(43세, 경력 16년)을 만난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은 언제나 이 말을 잊지 않는다. 1988년부터 시작된 이 선생님의 교직 생활은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이해하고 고민을 함께하는 등 학생 생활지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주말에 갈 곳이 없어 각종 유해환경에 노출된 학생들을 위해 주말마다 인근 공원 및 체육 시설에 가서 자전거 타기, 스케이트 타기 등을 함께 하며 학생들의 고민을 함께 했다. 한때 지휘자 금난새씨가 진행했던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의 음악 여행'프로그램을 매월 학급 학생들과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또 매년 종업식이 끝난 봄방학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반 학생들과 함께 사제동행 여행을 갖기도 한다.

그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업의 변화에도 이어졌다. 도덕, 윤리를 가르치는 그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과 판단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제 사례를 교실 현장에 도입해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됐고, 그는 도덕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영상 자료를 제작하고 수집하기 시작했다. 10여 년전 교사의 석달치 봉급에 해당하는 컴퓨터 부품을 구입하고, 이를 이용해 동영상 수업 자료를 만들었다. 그가 제작한 도덕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자료가 1000여편 이상에 이른다.

석닥치 봉급 털어 동영상 수업자료 제작

여기서 나아가 그는 영상 자료의 제작 과정에서 쌓은 교수학습 자료 제작 경험을 여러 선생님들과 공유했다. 그의 도움으로 전국 도덕·국어·역사 교사 모임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이 해당교과 내용의 영상 자료를 컴퓨터 파일로 변환하고, 질 높은 수업 자료를 다량 제작해 활용함으로써 교실 수업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그는 작업 과정에서 제작한 다양한 학습자료를 담은 동영상 CD를 인천교육과학연구원에 기증해 많은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선생님은 학생들이 문화와 정보의 생산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 제작 지도에도 노력을 기울였고, 그는 자력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연구학교 보고회를 전국 최초로 인터넷 생방송으로 송출할 만큼 매체활용 교육에 남다른 열정이 있어 캠코더 5대 및 영상 편집 시스템 등을 자비를 들여 구입하고, 이것을 이용해 학생들을 거리로, 산으로 데리고 나가서 영상을 촬영하고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등 특색있는 교육을 했다.“ 매체를 통해 학생들과 같이 하면 자연스럽게 생활지도도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선생님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옮기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바는 그 무엇보다 학력 신장이라는 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제공했고, 1년 이상을 밤 늦도록 연구하고 정리하여 윤리 내용 정리, 고전 지문 연구 등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습자료로 제공했다.

특히, 2005년에는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2004년의 변화된 수능 이후 실시된 모든 윤리과 출제 문항을 모아 단원별로 정리해 '윤리과 문제은행'을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고, 그는 올해도 최근 3년 동안 출제된 사회탐구 윤리 660문항을 책자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문항 분석까지 자료화 해 이 자료를 이용해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가르치는 선생님 모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선생님의 열정이 공교육을 우뚝 세웠습니다"

2008년 대학입시부터는 통합논술이 커다란 사회적 과제이고,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지만 예일고등학교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 선생님이 주도해 구성한 통합논술 추진을 위한 연구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회는 교과별 1명씩 13명의 교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석달간의 집중 노력으로 교과서 중심의 교과통합 논술자료집을 제작했다.

이 자료집은 교과를 통합할 수 있는 공동의 주제 10개와 관련된 교과서·지도서·참고 문헌의 지문과, 이를 토대로 한 내용 요약, 관련 사례 찾기, 문제점 찾기 등의 내용 파악 중심의 글쓰기 자료들이 담겨있다. 지난해 겨울 방학 중에는 이 자료집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통합 논술 수업을 하기도 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이‘참여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지금까지 이 선생님의 교직생활은 학생이 필요로 하는 자료, 학생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 아낌없이 주고, 그 과정에서 언제나 동료 교사들과 함께 공유하는 삶이었다. 그와 함께 한 많은 교사들은 그가 한 많은 노력이 학교 교육력을 높히고 학부모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한다. “ 제자 사랑과 가르침에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이 함께 노력하면 공교육을 우뚝 세울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 선생님의 얼굴에서 우리교육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김상선 선생님이 숨쉬는 이유

뭔지 어울리지 않게 손을 흔들며 뛰어다니는 아이, 자전거를 타고 있는 아이, 연필을 힘겹게 쥐고 선긋기를 하고 있는 아이, 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 그들 사이를 누비며 어떤 아이의 코를 닦아 주기도 하고 연필을 바르게 쥐도록 도와주면서 아이들을 살펴주는 선생님이 있다. 정신지체 장애아를 가르치는 대구보명학교 김상선 선생님(44세, 경력 20년)이다.

“정상인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고 제각기 자신들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사랑스러운 천사들과 같습니다. 내 교실안에서 만큼은 아이들이 정신지체라는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으며 같은 또래 아이들에게 주눅을 들 필요도 없습니다.”

김 선생님은 학부모와 상담을 할 때마다,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매번 느끼게 된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이 엄마보다 하루 일찍 죽기를 바라는 것이 마지막 남은 제 소원입니다.”라는 학부모들의 가슴 아픈 모성애를 접할 때 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한다.“ 정신지체 학생들은 갓난아기나 유아들처럼 보호자가 늘 보살펴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부모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아이들 또한 자신감을 점점 상실해 갑니다.”

내 아이가 하루 일찍 죽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김 선생님은 장애 아동들에게 자립심도 키워주면서 부모들의 힘겨움도 덜어낼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활동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생활중심의 통합학습과제로 구성된 주제중심학습자료를 개발해 활용했다고 한다.

“정신지체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씻는 것, 먹는 것, 입는 것 등에 대한 일상의 소소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익히는 것입니다. 부모의 손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립심 형성이 중요하지요.....일반인들이 아무런 노력없이 당연스럽게 하는 일들을 정신지체 아이들은 아주 힘겹게 배웁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를 의존할 수 밖에 없어요.”
 

김 선생님은 정신지체 학생들에게 이러한 것을 가르칠 체계적인 자료들이 부족해 교사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지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몇몇 자료들도 대부분 학년간의 연계성이 부족했다.

이러한 실정을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던 그녀는 생활중심의 통합학습 과제를 중심으로 주제중심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학년 및 학교급 과정별로 체계적인 지도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정신지체 특수학교 전체의 문제였지만, 동료교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가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우선 학급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해마다 새 학년이 되면 3월초에 학부모 모임인 가칭‘학급운영위원회’를 개최해 부모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 아이들의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지도계획을 수립해 학급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연간지도계획은 학부모에게 가정으로 통지하고 다시‘월중교육계획안’으로 작성해 매월 초 가정에 발송했으며 그날의 지도내용을‘재미있게 공부해요’라는 개인별 파일로 만들어 보내고 지도내용과 관련된 체험학습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방법은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결국 동료교사들의 관심을 끌게 되어 서서히 학교 전체로 파급시켰다. 결국 자신부터 차근차근 실천하고 동료교원들을 설득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해 학교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그저 특수학교 교사 중의 한사람이라는 것에 감사합니다

동료교사들이 힘을 합쳐 초등부 저학년 1단계, 초등부 고학년 2단계로 구성된 주제중심학습자료을 개발하였다. 우선생활장면에서 경험하게 되는 일상의 상황을 주제로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직접 체험하고 조작할 수 있는 학습과제를 구성하였다. 월별 주제에 따라 주별, 일별 활동으로 내용을 세분화 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선택하여 지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지를 제작하였다. 이 자료는 학교 홈페이지에 '주제중심학습’이라는 메뉴를 만들어 다른 특수학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유했다. 방학도 없이 매진한 일이었다.

“생활중심의 학습과제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수업장면이 교실에서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학습의 장을 생활 장면으로 확대해야 합니다.”그의 강력한 건의로 대구보명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재량활동시간을 통해 어김없이 주별 주제학습과 관련된 장소에서 체험학습을 실시한다고 한다.

현재 대구보명학교에서는 중·고등부 학생을 위한 3, 4 단계의 프로그램을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동안에는 일상의 모든 시름이 사라집니다. 제가 지금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으뜸교사란 호칭을 받기에 과분합니다. 저는 그저 특수학교 교사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이 더 자랑스럽습니다”라며 겸손해했다. 이런 겸손함이 아이들의 웃음과 어울어져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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