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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수교 125주년…‘미래지향적 동맹’ 재확인
  • 류상호 기자
  • 등록 2007-05-09 18: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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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스홉킨스 대학 주최 ‘한미관계를 위한 대화
한미수교 125주년을 맞아 북핵문제, 전시작전권통제권, 자유무역협정 등 굵직한 현안들의 진전 속에서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한미관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기 위한 강연회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열렸다.

수교 125주년 기념일인 5월21일을 앞두고 미 국무부 요청으로 지난 4일 존스홉킨스 대학이 주최한 ‘한미관계를 위한 대화’에서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 등이 강연에 나서 한미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커틀러 대표는 “한미경제관계의 활력과 힘과 깊이를 요약하는 세 글자가 바로 FTA”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이고 선구적인 한미FTA는 높은 수준, 포괄적, 그리고 균형 잡힌 협정으로 이는 경제적 상업적 이익을 넘어 한미동맹을 강화, 심화, 현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어 “한미FTA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의 모델을 세우고 개혁과 시장개방에 원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며 중동과 중남미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A합의서 전문 공개시기와 관련, 커틀러 대표는 김종훈 한국수석대표와 함께 약 24개 장, 수백 쪽에 달하는 전문을 가급적 빨리, ‘희망하기는 단 수주일 안에’ 공개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쌀이 제외되는 등 ‘낮은 수준’의 협정이라는 비판론과 함께 미국 내 이익집단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반대, 보호주의 고조 등으로 한미FTA의 의회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도 없지 않다.
 
그러나 커틀러 대표는 일단 FTA합의서가 공개되면 미국산업과 축산업자들, 노동자들, 농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강력한 협정임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 의회에서 필요한 비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또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회 및 다른 이해당사자들과 협의가 진행 중이며, 의회의 다른 일정도 염두에 두고 한미FTA협정안을 의회에 제출할 ‘최적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비준 가능성을 열려면 “한국의 쇠고기 시장 재개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다른 나라들과의 FTA에도 개방적 입장이라며 그러나 FTA는 포괄적이어야 하며 ‘A자’로 시작되는 것, 농업을 포함 모든 분야를 적용대상으로 삼아야 하지만 일부 무역상대국들이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협상 마지막 24시간 드라마를 묻는 질문에 “사실은 72시간 스트레이트 협상이었다”며 긴박했던 막판 협상의 비화를 전했다.

“그 72시간 동안 숱한 기복이 있었다. 각기 다른 쟁점들이 논의됐고 한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면 다른 분야에서 협상이 틀어졌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미국의 핵심은 이 모든 분야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었다.”

“미국수석대표로서, 협상이 가장 암울했던 순간조차 낙관을 버리지 않았던 사람으로서, 나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과 한국이 해야 할 옳은 일은 그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정말로 실패의 위험은 너무나 컸다. 한국 측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결론이 섰고, 마지막 남은 미결쟁점들이 고위급협상으로 넘어갔다.”

“결국 우린 쌀을 제외하라는 한국요청에 동의했다. 우린 시종 쌀 포함을 압박했으나 종막이 다가오면서 한국은 쌀을 포함하느니 차라리 협상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우리는 쌀 없는 협정을 갖고 귀국할 것인가, 아니면 협상에서 철수할 것인가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결정은 행정부의 매우 높은 수준에서 내려졌다. 우리는 분명 타결할만한 충분히 훌륭한 협정이라고 결정했다. 솔직히 우리에겐 실망이었다. 하지만 다른 모든 분야에서 훌륭한 진전을 이루었는데 쌀 때문에 타결을 침몰시킬 수는 없었다.”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평가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더욱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미국은 지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미안보관계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이관제의도 한국의 발전상으로 볼 때 “지극히 당연하고 적절한 것”이며 “미국은 이 제의를 ‘흔쾌히 수용’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이 전시작전권문제를 제기했을 때 럼즈펠드 당시 미 국방장관이 격노했다는 일각의 소문에 그는 이를 전면부인하고 “럼즈펠드 장관은 전혀 화내지 않았고 국방부는 이 문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대선이후 한국의 정치 환경이 바뀌면 이 문제가 재논의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작전권 협의는 올여름 시작돼 연말까지 상당부분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재협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롤리스 부차관은 또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더라도 주한미군사령관은 현행대로 4성 장군으로 유지될 것이며 2008년까지 주한미군을 2만5000명으로 감축한 뒤에는 추가감축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국무차관보는 기술적 문제로 지체되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확신하며 연내에 핵시설 불능화 등 2·13합의에 따른 2단계 조치가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년 후반까지 1단계와 2단계를 통과해 3단계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단 북한의 자금이 풀리고 북한이 영변시설을 폐쇄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 비핵화과정이 신속 추진되도록 노력이 경주될 것”이란 게 힐 차관보의 예측이다. 그는 “불능화 프로세스는 수개월이 아닌 수주일밖에 안 걸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며 북한에 에너지지원의 일부를 “선납(front-load)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약속불이행을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 ‘최선의 길’은 이행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로 북한을 ‘점진적으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핵문제해결 의지와 인내를 재확인했다.

그는 6자회담 폐기론을 정면 반박하며 북한은 돈이 회수되는 즉시 2·13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우리에게, 그리고 국제적으로 거듭 신호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의 목표는 핵문제해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평화메커니즘 구축까지 나간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북한포용정책과 6자회담 합의이행 사이에 속도조절의 갈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양국은 “지난 수년간 훌륭히 조정해 왔다”고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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