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무요원 이야기(1) - SOS 프란치스카의 집 박동현(21)
‘사회복무요원이 뭐지?’ 이 생각은 신체검사에서 4급 사회복무요원 근무 판정을 받고 바로 든 생각이다. 그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공익으로 알고 있었고 사회복무요원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보았다.
그렇게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 받아 근무를 시작한지 벌써 1년하고도 8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배움의 기회도 많이 있었다. 그 간의 일들을 떠올려볼까 한다.
학창시절, 군대를 현역으로 가지 않고 대체 복무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첫 번째 수능에서 입시의 실패를 경험한 후 재수를 하기로 결정하고 재수생으로서 생활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살면서 처음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나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였고 신체검사에서 4급 사회복무요원 복무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나의 재수생활의 시간은 수능시험 날까지 흘렀고 열심히 도전하였지만 그해 결과는 좋지 못했다.
오랜 시간 대학진학에 대하여 고민을 이어가던 중 고민을 잠시 미루어 두고 국방의 의무를 먼저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다음해 1월 훈련소를 입소하면서 사회복무요원 생활에 첫 문을 열었다.
현실도피 사회복무요원, 이웃에 눈을 뜨다
어떻게 보면 현실도피성으로 시작한 사회복무요원 생활이었지만 한번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노인요양원인 SOS 프란치스카의 집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 나름 고교시절 노인병원에서 봉사를 했던 경험이 있어 어르신들과 소통하는데 있어서는 자신 있다고 생각하며 복무를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 주에 한 번씩 봉사활동으로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과 매일 매일 하루일과의 대부분을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앓고 있는 병도 다 다르고 성격도 모두 달랐으며 습관까지도 달라서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업무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나름의 경험이 쌓이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을 때 직무교육을 받게 됐다.
직무교육에서는 어르신들이 주로 겪는 질환과 그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접근방법에 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이 올바른 것도 있고 잘못된 것도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서 내가 해야 할 일과 조심해야 할 일에 대한 관점이 바로 잡혔던 것 같다.
그렇게 복무를 이어가면서 나름 어르신들과 직원들에게 인정도 받고 고칠 점은 고쳐가면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내가 어르신들에게 큰 힘이 되어 드릴 수 있구나 하며 요양원에서 하는 복무의 의미를 찾아가며 자부심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슬럼프가 찾아 왔다.
바로 우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름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에도 많이 참여하고 요양원에서의 생활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며 살았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 저와 가장 가까운 친척 분들이나 친구들도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해서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충격이었다.
물론 정말 열심히 하고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사회복무요원들도 많지만 사회적 인식이 그들을 힘들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복무하면서 만들어진 자부심도 점차 사라져 가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현장기자단으로 활동, 자긍심을 갖게 되다
그러던 와중에 대구사회복무교육센터 추천으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우수복무사례와 미담사례를 발굴해서 인터넷 기사로 작성하는 ‘사회복무 현장기자단’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시작할 때는 사회적 시선을 내 힘으로 바꿔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매달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복무요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다양한 인터뷰 기회동안 자신의 신념과 책임의식이 확고한 사람들, 진정한 사랑으로 이웃에게 다가가는 사람들, 자기관리에 있어 뛰어난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기사로 전하는 데에 있어서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그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1년 8개월이 지나고 이제 4개월 정도가 남았다. 복무하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문제가 하나 발생할 때 마다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이젠 인생의 경험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복무를 하다보면 내가 하는 업무가 나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그리고 아이들은,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소중하고 간절한 도움일 수도 있다. 우리가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움직인다면 생각보다 변화는 정말 많다.
"전국의 사회복무요원 여러분,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2년을 그저 의무로서 보내기 보다는 배움의 기회와 나눔의 기회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